안녕하세요, Quvey입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해외여행, 도쿄 4박 5일 가족여행 일정을 앞두고 대중교통이 거미줄처럼 얽혀있고 사철도 많고 복잡하며 어딜 가나 많이 걸어야 하는 도쿄 여행을 준비하다 보면 부모님들의 머릿속은 복잡해집니다. 가이드북이나 인터넷 추천 코스를 보면 디즈니랜드에서 하루 종일 놀고, 다음 날은 시부야와 신주쿠를 섭렵한 뒤 야경까지 보는 어마어마한 강행군이 넘쳐나죠.
하지만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님들이라면 다들 아실 겁니다. 아이의 체력은 우리 생각만큼 길지 않고, “아빠, 다리 아파”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부터 그날의 여행은 즐거움이 아닌 고행이 된다는 사실을요.
그래서 저희 3인 가족은 이번 4박 5일 도쿄 여행의 최우선 목표를 아이도 어른도 지치지 않는 현실적인 동선과 영리한 대중교통 활용으로 잡았습니다. 도쿄 서브웨이 티켓과 일반 교통카드(스이카)를 섞어 쓰며 가족의 평화를 지켜냈던 저희의 4박 5일 실제 이동 코스를 날짜별로 자세히 공유해 봅니다. 도쿄 가족 여행을 계획 중이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현실적인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일 차: 나리타 도착 그리고 베이스캠프 닌교초 주변 탐색
첫날은 이동만으로도 피곤한 날입니다. 나리타 공항에 도착해 액세스 특급을 타고 저희의 4박 5일 베이스캠프인 닌교초의 니혼바시 사이보 호텔에 짐을 풀었습니다. 시간이 벌써 오후를 향해가고 있었기에, 무리해서 먼 핫플레이스를 찾아가는 대신 숙소 주변을 가볍게 산책하며 도쿄의 공기에 적응하기로 했습니다.
닌교초에서 슬슬 걸어 도쿄역과 니혼바시 미쓰코시 본점 일대를 구경했습니다. 닌교초 자체가 화려한 도심이라기보다는 도쿄의 옛 정취가 남아있는 차분한 동네라서 아이와 손잡고 걷기에 참 좋았습니다.
이날 산책의 신의 한 수는 바로 무료 순환 버스였습니다. 걷다 보니 아이가 슬슬 지쳐하는 기색이 보였는데, 마침 니혼바시 지역 백화점과 주요 거점을 도는 무료 버스인 메트로 링크 니혼바시가 눈에 띄더군요. 냉큼 올라타서 다리도 쉬고 창밖으로 시내 구경도 편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 데리고 가시는 분들은 이 지역 무료 버스 노선을 미리 알아두시면 요긴하게 쓰실 수 있을 겁니다.
2일 차: 테마파크와 도심의 조화, 해리포터 스튜디오와 신주쿠
둘째 날은 이번 여행의 메인이벤트 중 하나인 워너브라더스 해리포터 스튜디오 도쿄를 예약해 둔 날이었습니다. 스튜디오가 도쿄 시내에서 약간 외곽에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이동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이때부터 저희는 미리 구매해 둔 도쿄 서브웨이 티켓 72시간권을 본격적으로 개시해서 지하철 요금 부담 없이 든든하게 이동했습니다.
해리포터 스튜디오는 생각보다 규모가 엄청납니다. 구경하고 체험하며 걷다 보면 어른도 다리가 뻐근해질 정도죠. 점심시간 지나까지 신나게 마법 세계를 탐험하고 나서, 근처 도시마엔역 근처 소바집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아주 친절한 노 부부 두분이서 친절하게 응대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오에도선을 타고 신주쿠로 와서 쇼핑을 했습니다. 조용한 곳에 있다가 네온사인이 번쩍이고 사람이 쏟아지는 신주쿠 거리에 오니 도쿄에 온 실감이 확 나더군요. 하지만 역시나 인파에 치이다 보니 아이가 피곤해해서, 저녁에는 닌교초역으로 돌아와 몬자야끼 집에서 저녁을 먹고 치요다 스시를 사서 호텔에서 좀 쉬었네요.
3일 차: 아이를 위한 힐링, 아내를 위한 쇼핑 (임해 수족원과 긴자)
셋째 날은 오전과 오후의 테마를 확실히 나누었습니다. 오전에는 전적으로 딸아이의 취향에 맞춰 바다와 맞닿아 있는 탁 트인 공원인 가사이 린카이 공원 내의 도쿄 임해 수족원(카사이 린카이 수이조쿠엔)으로 향했습니다. 사람이 너무 많은 디즈니랜드 대신 선택한 곳이었는데, 거대한 참치 떼가 헤엄치는 대형 수조를 보며 아이가 무척이나 즐거워했습니다. 물론 기념품샵에서 참치인형을 사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교통비 절약 팁을 드리자면, 이 수족관을 가려면 도쿄 서브웨이 티켓으로는 갈 수 없는 JR 게이요선을 타야 합니다. 저희는 무작정 처음부터 비싼 JR 요금을 내지 않고, 환승할 수 있는 역까지 최대한 서브웨이 티켓을 이용해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수족관으로 들어가는 JR선 구간에서만 스이카 카드를 찍었죠. 덕분에 성인기준 편도 178엔이라는 아주 훌륭한 금액으로 수족관 일정을 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오후에는 분위기를 확 바꿔서 아내가 가보고 싶어 했던 긴자로 이동했습니다. 주말의 긴자는 보행자 천국으로 변해서 차 없는 널찍한 거리를 걷는 기분이 아주 좋습니다. 일단 긴자바이린에 가서 돈까스를 먹고 아이가 먹고 싶어 하는 팥빵과 같은 간식도 사 먹으며, 백화점과 상점들을 구경하며 셋째 날을 알차게 마무리했습니다.
4일 차: 도쿄의 트렌디한 핫플레이스 가볍게 훑기
어느덧 여행의 막바지인 넷째 날입니다. 이날은 도쿄에서 가장 트렌디하고 세련된 동네들을 묶어서 다녀왔습니다. 나카메구로를 시작으로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 오모테산도, 롯폰기를 거쳐 최근 도쿄에서 가장 핫하다는 전망대가 있는 아자부다이 힐스까지 둘러보는 일정이었습니다.
글로만 적어놓으면 하루 만에 저곳을 다 갔다고 놀라실 수도 있겠지만, 이 코스들의 특징은 지하철역들이 고만고만하게 가깝게 붙어있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저희 가족의 서브웨이 티켓 72시간권이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보통 한두 정거장 거리는 걷는 게 빠르다고들 하지만, 아이와 함께할 때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저희는 조금 걷다가 아이가 힘들어할 기미가 보이면 지체 없이 가까운 지하철역으로 들어가서 단 한 정거장이라도 무조건 지하철을 탔습니다. 요금 걱정 없이 무제한으로 탈 수 있는 패스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호사였죠. 유일하게 시부야에서 에비스로 넘어갈 때만 동선 효율을 위해 한 번 JR선을 탔는데, 이때도 각자 충전해 둔 스이카와 이코카 카드를 편리하게 썼습니다. 지하철역 화장실도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이용하며 아주 쾌적하게 핫플레이스들을 둘러보았습니다.
5일 차: 아쉬운 작별, 아사쿠사와 나리타 공항
도쿄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후 비행기라 오전 시간이 조금 비어 있어서, 닌교초 숙소에서 가깝게 다녀올 수 있는 아사쿠사에 들르기로 했습니다.
닌교초역에서 아사쿠사선 지하철을 타면 금방입니다. 전날 저녁으로 서브웨이 티켓 72시간권의 수명이 다 끝났기 때문에, 이날 아침은 스이카 카드로 왕복 요금 178엔(아이는 반값)을 내고 다녀왔습니다. 아침 일찍 센소지 사찰과 카미나리몬 주변의 전통적인 거리를 산책하니, 복잡한 현대 도시 도쿄와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일본 특유의 분위기를 눈에 담기에 아사쿠사만 한 곳이 없더군요.
다시 숙소가 있는 닌교초로 돌아와 50년 넘은 닌교초 야키토리 덮밥집인 오가와에서 점심을 챙겨먹고 호텔에 맡겨두었던 캐리어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올 때와 마찬가지로 환승 없이 한 번에 나리타 공항까지 가는 액세스 특급(1,414엔)에 몸을 싣고 4박 5일간의 즐거웠던 도쿄 가족 여행의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마치며: 가족 여행 동선을 짤 때 가장 중요한 것
이번 여행을 무사히, 그리고 가족 모두가 웃으며 마칠 수 있었던 비결은 단 하나입니다. 바로 아이의 체력을 과대평가하지 않고, 걷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영리하게 교통수단을 이용한 것입니다.
도쿄 서브웨이 티켓은 단순히 본전을 뽑으려고 사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가 지쳤을 때 한 정거장이라도 편하게 이동하고, 언제든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심리적인 안식처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패스권이 닿지 않는 곳은 모바일 스이카와 실물 이코카 카드로 유연하게 대처했기에 빈틈없는 동선이 완성되었습니다.
도쿄 여행을 앞두고 일정을 짜며 골머리를 앓고 계신 부모님들이 계신다면, 욕심을 조금 내려놓고 대중교통을 적극 활용하는 저희 가족의 동선을 참고해 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아이가 덜 피곤해야 엄마 아빠도 여행을 온전히 즐길 수 있으니까요. 다음에도 더 유익하고 생생한 여행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TIP : 도쿄 서브웨이 티켓은 나리타공항 Low Cost Bus(LCB) 파는곳에서 여권을 제시하면 구입할 수 있습니다.







